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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이수자전문성개발 게시판의 작성자 박은호씨가 2024.12.19에 등록한 [최우수상]교육봉사수기공모전 기관시스템공학부 황재웅의 상세페이지입니다.
[최우수상]교육봉사수기공모전 기관시스템공학부 황재웅
작성자 교직과 등록일 2024.12.19

고요한 밤, 등대 불빛 아래 꿈을 향한 항해

 

황 재 웅

기관시스템공학부

 

4년 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어 모든 것이 멈추고 비대면으로 인해 학교가 고요한 시기였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교를 가지 않고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학습 환경이 열악했다. 학교와 학원이 문을 닫았고, 많은 학생들이 집에서 혼자 학습을 이어가야 했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고된 시기였다. 학교라는 틀 안에서 이뤄지는 학습 지원과 생활 관리를 받지 못하는 이들은 지원과 격려가 절실했다. 또한 대면 학습의 기회가 사라지고 비대면 수업이 일상이 되면서, 친구들과의 소통도 단절되고, 선생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피드백도 제한되는 현실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큰 좌절로 다가왔다.

모두가 아프고 힘든 상황에서 나는 꿈드림 센터의 한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었다. 학업을 포기할 위기에 놓인 한 학생이 도움이 필요하다는 요청이다. 그 학생은 학업을 잠시 중단한 상태였고 코로나로 인해 모든 배움의 길이 막혀 자율 학습을 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상황이었다. 담당자분은 나에게 이 학생에게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대면을 요청했다. 이 학생은 개인 사정이 있어 학교라는 울타리를 떠나 가족에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매일 주 6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외롭게 공부를 이어갔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아 학업을 포기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검정고시를 보려는 생각은 있지만, , , 수와 같은 주요 과목이 기초가 잡혀있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벽 앞에서 주저하던 그 학생은 마치 목표를 정하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캄캄한 바다 위를 홀로 항해하는 배와도 같아 보였다. 그동안 도움받을 곳이 많지 않아 자신감도 많이 낮아진 상태였다. 그때, 나는 마음속 한편에 먹먹한 감정이 올라오며 그에게 진실한 모습을 보며 단순히 학업을 도와주는 것을 넘어, 이 학생에게 배움의 즐거움과 다시 시작할 용기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단순한 봉사 활동이 아닌, 누군가의 인생에 작은 변화를 주는 기회로 인지했고 그에게 길을 밝히는 작은 등대가 되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학생을 처음 만나고 초면에 어색한 분위기를 풀고자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현재 학습 수준을 점검했다. 그 학생의 눈을 바라보며 느낀 감정은 학업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을 느낄 수 있었다. 주요 과목 중에서도 수학이라는 과목 자체가 학생에게는 커다란 장벽처럼 느끼고 있었고, 과거의 실패 경험은 그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있었다. 비대면 수업과 혼자서 공부해야 하는 현실이 그 장벽을 더욱 높이게 된 것이다. 그 학생은 어떻게든 이 장벽을 넘고 싶어 했지만, 얘기를 나누면서 스스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조차 막막해하고 있었다.

나는 학생의 얘기를 들으며 학생의 가능성을 가진지 느낄 수 있었다. 수학을 포기하지 않고 도움을 청한 것 자체가 그 학생에게는 큰 용기였다. 단순히 수학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이 학생이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와 열망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 학생은 스스로 잠재력을 발견하지 못할 뿐, 함께 노력하면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그 가능성을 찾아주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단순히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닌, 홀로 외로이 항해하는 학생의 길을 등대의 불빛으로 밝혀 안전하게 항구(목표)까지 주도적으로 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학생의 마음속 작은 불씨를 다시 밝힐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계기가 되었다.

먼저,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이해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무작정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학생의 수학 기본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수학적 원리를 쉽게 설명하고, 일상 속에서 연결할 수 있는 예시를 찾아 가르쳐 주는 방향으로 잡았다. 예를 들어, ‘수학은 단순한 숫자 놀이가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방식이라는 점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어떤 문제든 그 기초가 되는 개념을 하나씩 이해해 나가다 보면, 수학도 하나의 퍼즐처럼 풀어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함께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

다행히 이 시기에는 코로나19가 일부 잠잠해지며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지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양한 시각 자료를 준비하고 최대한 간단하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개념을 전달하려 애썼다. 수업 전날이면 그 아이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자료를 만들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자료를 준비하는 날이 많았다. 그림을 활용하여 개념을 시각적으로 설명함으로써, 학생이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을 쉽게 풀어내려 노력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의 페이스에 맞춰 나가는 것이다. 개념을 헷갈릴 때, 풀이 과정이 막힐 때, 문제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되짚어가며 기다려 주었다. 단 한 번이라도 부정적인 생각도 들지 않았고 마음을 내비치지 않으려 의식하며, 충분히 이해가 될 때까지 기다리고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설명했다. 때로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기도 했고, 학생이 스스로 정답에 도달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자신감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런 과정이 주 33개월간 반복되면서 학생의 눈빛이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려움으로 가득 찬 눈빛이었지만, 점차 문제를 풀어가면서 자신감을 얻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조금씩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하나의 개념을 이해할 때마다 작게나마 성취감을 느끼고, 그 성취감이 쌓이면서 수학에 대한 태도가 서서히 긍정적으로 변해갔다. 그 눈빛 속에서 작은 자신감과 호기심이 서서히 피어나는 것을 보며, 문제를 풀다 막히더라도, 예전처럼 고개를 숙이거나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해보려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수업을 거듭할수록 그 학생은 조금씩 변화했다. 처음에 수업이 시작되기 전, 수줍게 기다리고만 있었지만, 질문을 미리 준비해오거나 모르는 부분에 대해 스스로 해결 방법을 생각해 오는 날이 많아졌다. 특히 수학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변화했는데, 기초적인 개념을 기억해내며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 변화는 마치 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 과정을 보는 것처럼 경이로웠다. 단순히 함께 하는 시간이 아닌,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질문을 준비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해결하려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매번 수업이 끝나면 그날 공부한 내용을 복습해오고, 이해가 가지 않는 문제를 스스로 다시 풀어보며 연습하는 성실함을 보여주었는데, 그 모습을 볼 때마다 학생의 잠재력이 얼마나 무한한지 다시 느꼈다.

수업을 진행하고 쉬는 시간에 학생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꿈을 털어놓았다. 바로 전문대에 응급구조학과를 진학하여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이었다. 그 꿈을 말하는 순간 그 아이의 눈빛은 누구보다도 빛났고, 소중한 꿈을 향해 한발씩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 아이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부터 이 학생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1년 반 동안 꾸준히 수학을 포함한 주요 과목을 가르치고 배우며 노력한 그 아이는 결국 마침내 검정고시에 합격하게 되었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옆에서 그 학생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 잘 알기에 감동을 느꼈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며 대면 수업이 진행하는 2022, 그 학생에게서 장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의 이름을 보는 순간, 반가움과 설렘이 뒤섞인 감정을 느꼈다.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 공부해오며 그 학생의 작은 변화와 성장의 순간을 지켜보았기에, 그의 새로운 시작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메시지에는 그가 대학 생활을 시작하며 느낀 첫 소감들이 담겨 있었다. 처음에는 수학이란 과목 자체가 두렵고 멀기만 했다고, 수학 문제를 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거대한 벽 앞에 선 기분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 학생에게 수학은 단순한 과목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수학은 그의 과거 실패와 좌절을 상징했고, 자신감을 앗아간 장애물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는 두려움 대신 도전의 마음을 가지고 수학 문제를 풀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는 꿈을 향한 길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마다 제가 해주었던 조언과 격려의 말들이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그 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 말로 꼽은 것은 "성공의 크기는 남들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느끼는 성취감으로 결정된다"라는 말이었다. 이 한 마디가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게 한 원동력이 되어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앞으로도 대학 생활을 하며 어려운 순간이 많겠지만, 수학을 통해 배운 도전정신과 인내심을 잃지 않고, 자신이 목표로 삼았던 진로를 향해 힘차게 걸어가겠다는 다짐도 함께 전했다. 대학에 진학하여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꿈꾸며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고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이 커다란 보람이었다.

메시지를 천천히 읽으면서 이 학생과 함께했던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다시금 느꼈다. 단순히 학문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그 아이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다시 꿈을 꾸고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가 보내온 감사의 마음은 오히려 커다란 힘이 되어, 앞으로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다른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해주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선 의미 있는 가르침의 가치와, 누군가의 인생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큰 보람을 일깨워 주었다. 그리고 학생의 감사 메시지는 앞으로 교육자로서의 길을 계속 걸어가게 하는 소중한 동기이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이 되었다.

교육봉사를 통해 깨달은 것은 지식이 단순히 책 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서로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학생의 메시지가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다가왔고, 앞으로 계속해서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작지만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다시 되새기게 되었다. 앞으로 추후 더 많은 청소년들의 항해를 비추는 등대가 되리라 다짐했다. 그들의 꿈을 향한 여정이 캄캄하고 험난하더라도, 가르침을 통해 작은 불빛을 밝히며 그들이 두려움 없이 항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 경험은 언제나 커다란 힘과 영감을 줄 것이고 한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등대처럼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들의 꿈을 비춰주는 길잡이로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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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 박은호 전화 : 051-410-4813[교직과] 업데이트 :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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